2015년 7월 21일
해우소 써머리_김성수
01_사회
임대료 난민 해결한 서촌 사람들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서촌)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김모(52)씨의 얼굴은 오래된 튀김처럼 굳어 있었습니다. 전날 찾아온 집주인이 70만원이던 월세를 9월부터 110만원으로 올려 달라고 한 탓인데요. 그는 2011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뒤 받은 퇴직금으로 10㎡ 남짓한 분식집을 차렸습니다. 그러나 해가 갈수록 임대료가 크게 올랐습니다. 계약 당시 40만원이 2013년 70만원, 이제는 110만원까지 됐습니다. 그는 “가게를 내놔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습니다. / 비단 서촌뿐만이 아닙니다. 홍익대 입구를 비롯해 삼청동, 신사동 가로수길, 이태원, 경리단길 등 입소문이 나는 곳마다 임대료가 폭등해 기존 주민이 외곽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라고 하는데, 지역 상권이 뜨면서 임대료가 폭등하고, 그곳에 거주하던 원주민 세입자는 임대료를 감당 못해 떠나는 현상입니다.
서울 종로구 내자동에 있는 금천교시장도 젠트리피케이션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을 맞았습니다. 이곳엔 100여 개의 점포가 300여m 좁은 골목길 양쪽으로 늘어서 있습니다. 2012년 음식문화거리로 지정되고 서촌이 뜨면서 덩달아 먹자골목으로 유명해졌습니다. 이곳 역시 임대료 상승을 막을 순 없었다. 3.3㎡ 기준 월평균 임대료가 2009년 7만~8만원 정도였으나 2013년엔 15만원까지 뛰었는데요. 이곳에 있던 원조 맛집 중 일부는 시장을 떠났고 단골손님이 줄기도 했습니다. / 이곳의 세입자와 건물주는 다른 지역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2014년 8월 상인회를 결성했습니다. 임대료 폭등현상을 겪었던 북촌·삼청동의 사정도 관찰했습니다. 건물 두 곳을 소유한 전승철(51)씨는 “부작용 사례를 보면서 임대료 몇 푼 올리고 전통과 우정을 잃을 순 없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상인회 이사 14명 중 절반은 시장 내 건물 소유주이면서도 동시에 세입자였습니다. 이곳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세입자는 “건물주가 월세를 올리지 않은 덕분에 나도 다른 지역에서 받는 임대료를 올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건물주 대표인 유제신(56)씨는 “상인들 모두 20~30년씩 알고 지낸 사람”이라며 “돈보다 사람을 택하자는 의미에서 상인회를 우정회라고 부른다”고 했습니다. / 이들의 노력은 지난 4월 ‘상생 협약’으로 결실을 맺었습니다. 모든 세입자 240여 명과 건물주 40여 명이 참여해 ‘지나친 임대료 상승을 자제하자’는 협약을 체결했는데요. 구청도 올 초 이곳을 골목형 시장 활성화 사업 대상으로 지정하며 주민들의 상생 노력을 지원했습니다. 협약 체결 후 임대료 상승세가 멈췄습니다. 고영석 상인회장은 “이달 초 계약 만료된 업소에서 5년간 임대료를 동결하기로 했다”며 “건물주의 70%가 협약에 참여하며 임대료 상승이 주춤해졌다”고 말했습니다. / 상인들은 임대료를 안정시킨 뒤 최근엔 지역 발전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상호를 우리말로 하자’는 의견에 따라 외래어 간판을 한글로 바꿨습니다. / 김의영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장은 “생활 이슈에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대안을 찾아가는 문제해결형 민주주의의 모범 사례”라며 “기존 정치권이 못하는 것을 스스로 해결하며 대의민주주의를 보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중앙일보 특별취재팀 (윤석만 외 7명)
02_경제
`파산 그리스` 닮아가는 한국 복지재정
>>한국의 복지재정이 현재 추세를 이어간다면 그리스 포르투갈 등 '남유럽 국가형' 재정 경로로 수렴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고령화로 경제는 저성장에 접어들었지만, 복지지출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재정이 파탄 난 남유럽 국가들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것인데요. / 북유럽 등 복지 선진국이 복지재정을 확대할 당시에는 높은 수준의 경제성장이 뒷받침됐지만, 한국은 저성장 시대로의 진입을 눈앞에 둔 상황입니다. 복지지출을 유지하려면 국민부담률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원종욱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 선임 연구위원은 20일 펴낸 '사회보장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정책 제언'에서 "한국의 최근 지출과 부담 추이, 사회보장재정추계 자료를 고려할 때 복지지출·부담의 이행경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이 아닌 남유럽 국가 수준으로 수렴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습니다. 원 연구위원은 이 연구보고서를 경제인문사회연구회·중장기전략위원회 주최로 21일 서울 대한상의에서 열리는 '고령화·저성장 시대, 우리는 준비돼 있는가?' 정책 세미나에서 발표할 예정입니다. 매일경제가 후원하는 이번 정책세미나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8개 국책연구기관이 참여합니다. / 보사연은 우리나라의 복지지출은 증가하고 있는 반면 이를 감당할 재원이 같은 수준으로 증가하지 않는 것을 문제점으로 지목했습니다. / 복지지출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20%에 도달했던 당시 주요국들은 높은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한국은 이와 반대의 양상이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북유럽 국가들은 1980년 복지지출이 GDP 대비 20%에 도달했는데, 그로부터 직전 5년간의 평균 경제성장률은 10.3%였습니다. 미국·영국의 20% 도달 시점은 2012년으로 그로부터 5년 전 경제성장률은 2.64%로 조사됐습니다. / OECD 국가들의 20% 도달시점(2009년) 직전 5년간 평균 경제성장률은 5.6%였습니다. 하지만 GDP 대비 복지지출 비중이 20%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되는 2035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 초반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2011년 기준 한국의 복지지출 비중은 9.1%입니다. / 경제성장이 어렵다면 국민 개개인의 부담으로 재정을 확충해야 하지만, 한국은 이 또한 어려운 상황입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의 조세저항이 유독 강하기 때문입니다. / 보사연 분석에 따르면 주요국들은 복지지출을 확대하는 시점에 국민부담률이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국민부담률은 국민들이 1년 동안 낸 세금과 국민연금·의료보험료 등 각종 사회보장기여금을 합한 총액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뜻합니다. / 복지지출이 GDP의 20%에 달했던 시점을 기준으로 국민부담률을 살펴보면 북유럽은 직전 10년 평균 38.5%에서 5년 평균 40.1%로 상승했고 일본은 26.9%에서 27.7%로 올랐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국민부담률은 2011년 25.9%에서 큰 폭으로 상승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 이를 바탕으로 한국의 국민부담률과 복지지출 추이를 분석해보면 그리스 포르투갈 등 남유럽 국가들의 경로를 그대로 밟고 간다는 게 보사연의 분석입니다. 복지지출이 GDP의 24.4%에 달하는 그리스의 국민부담률은 32.2%에 불과하고, 포르투갈의 복지지출 비중은 GDP의 25%에 육박하지만 국민부담률은 33% 수준입니다. / 원 연구위원은 "복지수준 증대가 정치적 이슈화되고 있지만, 경제적 여건은 OECD 국가에 비해 어려운 상황에서 복지지출 증가가 진행된다. 높은 조세저항으로 재정확장으로 복지수요를 충족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며 "인구 고령화에 따른 재정건전성 악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매일경제 최승진 기자
03_국제
美 금리인상 전망에 달러화 3개월 최고…금값은 5년 최저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3개월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습니다. 미국이 연내에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강달러를 부추기고 있는데요. / 20일(현지시간)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뉴욕 외환시장에서 전일대비 0.2% 올라 98.0198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 4월23일 이후 최고수치입니다. / 지난주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이 연내 금리인상 원칙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달러화 강세에 불을 지폈습니다. / 금리가 올라가면 달러 예금에 대한 이자도 높아지기 때문에 글로벌 자금이 달러화 자산으로 몰릴 것이고, 이에 따라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 아울러 다른 국가들은 여전히 통화완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달러화의 상대 매력을 높이는 요인입니다. 달러화와 다른 통화 간 금리차이가 벌어지면서 달러 선호도가 더욱 높아지는 구조입니다. / 마켓워치는 이날 그리스 은행이 다시 문을 열었고 중국 증시 변동성도 한층 완화되면서 이달 들어 처음으로 외환시장이 조용했다고 전했습니다. / 한편 금값은 5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특히 중국이 금을 대량 매도에 나서면서 금값 하락을 주도했습니다. 금 현물가격은 밤사이 온스당 1088.5달러까지 떨어졌다가 다소 회복해 1094.5달러를 기록했습니다. / 이날 상하이에서는 33톤 이상의 금이 단 2분 만에 거래됐습니다. 값으로 따지면 13억달러 규모로, 명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최근 달러화 강세와 미국 금리인상 우려에 금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면서 금 처분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높습니다. 아울러 중국이 지난 2013년 사상 최대의 금을 수입한 만큼 공급과잉 상태에 빠진 것도 금 매도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 키트 쥬크스 소시에테제네랄 외환전략가는 “금값 추가 하락이 달러화 강세를 불렀지만, 초점은 연준과 국채시장에 맞춰져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04_건설/건축 & 부동산
1년새 2억 뛴 '마곡'…오를만큼 올랐나
>>"분양가보다 2억원 이상 올랐어요." / 21일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내 ‘마곡엠밸리’ 7단지. 1층 상가에 줄줄이 늘어선 공인중개소들은 모두 한산했습니다. L공인중개소 대표는 “평일인 영향도 있지만 아파트 거래가격이 너무 올라 방문객들이 줄었다”고 말했습니다. / 마곡엠밸리 6~7단지는 9호선 마곡나루역과 마곡중앙공원이 인접해 마곡지구에서도 인기가 높다는 게 중개업소들의 설명. /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올라와 있는 실거래가격을 보면 마곡엠밸리 6단지 84.880㎡의 경우 지난해 8월 5억원(13층)에 거래된 후 올 4월 6억6000만원(9층)에 손바뀜이 이뤄졌습니다. 9개월새 무려 1억6000만원 뛴 셈인데요. 2013년 8월 공급된 마곡엠밸리 6단지 84.880㎡의 최고 분양가는 4억3000만원. 분양가 대비 53%나 급등한 것입니다. / 현지 중개업계에 따르면 ‘마곡엠밸리’ 7단지 84㎡(이하 전용면적) 호가는 7억~7억5000만원 선으로 마지막 실거래 신고가액인 지난해 11월의 5억3100만원보다 2억원가량 비쌉니다. 호가가 급등한 데다 매물도 극히 일부에 그치고 거래가 안된다는 게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입니다. / J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급등한 호가에 매수자들이 부담을 느끼고 집주인들도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어서 실제 거래는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현장에선 전매제한이 풀리지 않은 일부 단지 매물에 대한 불법전매 알선도 이뤄지고 있었는데요. 그나마 매도-매수 호가 차이가 커 거래가 쉽지 않다는 게 일부 중개업소의 귀띔입니다. / SH공사는 다음달 8단지, 10-1단지, 11단지, 12단지를 각각 선보일 예정입니다. 분양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2013년보다는 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SH공사 관계자는 “1~7단지, 14~15단지 분양가는 3.3㎡당 1200만원대였는데 시세를 반영하면 이보다 다소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 KB국민은행에 따르면 마곡동 아파트의 1㎡당 시세는 지난해 12월 409만원에서 올 6월 479만원으로 17% 이상 올랐습니다. 인근에 위치한 5호선 발산역 인근 내발산동 아파트를 앞지른 수치인데요. 우장산힐스테이트 등이 있는 내발산동 아파트의 1㎡당 시세는 같은 기간 425만원에서 461만원으로 8.5%가량 상승했습니다.
공급과잉 우려가 제기된 오피스텔은 역세권을 중심으로 일부 웃돈이 붙었다는 게 중개업계의 설명입니다. 이들에 따르면 9호선 마곡나루역과 연결된 ‘마곡나루역 보타닉 푸르지오시티’는 위치에 따라 100만~1000만원의 웃돈이 형성됐습니다. / 지난해 1차분을 선보인 마곡센트럴타워의 경우 현재 2차 선계약을 받을 예정인데요. 양우미 마곡센트럴타워 마케팅팀장은 “노후를 대비한 50~60대 개인투자자가 많다”며 “저금리 탓인지 최근엔 40대 직장인 부부들의 비중도 높아졌다”고 말했습니다. 모델하우스를 방문한 한 50대 부부는 “노후를 생각해 안정적으로 월세를 받을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을 찾던 중 현장을 찾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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