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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un Architecture/fun news

52년된 장충체육관 2년 8개월 만에 재개관

 

 

 

장충체육관이 돌아왔다. 준공 이후 50년간 국내 실내체육의 메카였던 장충체육관은 2011년 노후화된 시설을 현대화하고자 개보수를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1월 17일 재개관했다. 특히 철골돔의 골조를 살려 원형을 보존하고 성능을 개선한 결과가 높이 평가된다.
체육관은 1963년 2월 국내 최초의 실내경기장으로 준공되었다. 건축가 김정수가 설계하고, 미국에서 구조를 전공한 최종완이 구조설계를 맡아 직경 80m 크기의 철골 돔 지붕을 세웠다. 하부 철근콘크리트 구조 위에 32개의 철골 트러스와 13개의 환상형 트러스로 상부구조를 만들었고, 알루미늄 시트로 지붕을 마감했다. 이는 당시 빈약한 국내 건설 기술로 이뤄낸 쾌거로 기록되었다.
그러나 세월의 흐름을 이기지 못한 돔 지붕은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아 안전문제가 제기됐고, 변화되는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 노후시설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개선될 필요가 있었다. 이에 서울시는 돔 지붕 강화, 주경기장 확장, 관람석 개선 등 다각도로 접근해 환경을 개선했다. 공사의 주안점은 시설물 안전 강화였으며, 이번 공사를 통해 규모를 연면적 8,385m2(지상 3층, 지하 1층)에서 1만 1,429m2(지상 3층, 지하 2층)으로 확장했다.
돔 지붕은 ‘국내 최초의 돔 경기장’이라는 역사성을 감안하여 뼈대는 유지하되, 철골조를 전면 철거하고 파이프 트러스 구조로 교체했다. 그리고 기존 노후 구조물에 강판과 섬유보강판을 덧대어 안전성을 확보했다. 관람석, 기둥, 보 등 사용 가능한 기존 구조물은 재활용했다.
또한 주경기장 바닥 길이를 36m에서 46m로 확장해 모든 실내 구기 종목 경기가 가능해졌다. 또한 기존 고정식 관람석(46cm)을 접이식 관람석(51cm)으로 교체하고, 기존 관람석과 바닥 사이에 수납식 관람석도 추가로 설치했다. 총 관람석은 4,658석에서 4,507석으로 조정됐다. 새로 신설된 지하 2층에는 보조경기장(564.7m2)과 헬스장을 비롯해 생활체육 공간이 마련됐다. 이번 공사는 유선엔지니어링(설계), 펨코엔지니어링(감리), 성지건설(시공)이 맡아 진행했다.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 5번 출구와 연결된 야외광장에는 철거된 구조물로 제작된 작품 ‘히스토리’(김신일)가 세워져 있고, 지하 2층 연결통로에는 과거 체육관에서 열린 행사와 경기 장면이 전시되어 있다. ‘박치기왕’ 김일 선수의 프로레슬링 경기, 12대 대통령 선거까지 체육관에 스며 있는 역사와 추억을 보존하고 후대에 전하려는 노력이 느껴진다. 반면 2007년, 80년 역사의 동대문운동장을 철거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주요 건축물이 이미 많이 스러지고, 폐기된 상황이다. 건축 재생과 보존에 대한 컨센서스가 부족한 탓이다. 최근에는 서울역 고가도로, 세운상가 등의 재생이 논의되고 있는데 폐기이든 재생이든 구체적인 규준과 절차 마련이 시급하다. <자료제공 서울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