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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un Architecture/fun exhibition

건축가 조민석, 12년간 진행한 건축의 전과 후 한눈에

 

 

 

 

【서울=뉴시스】유상우 기자 = 건축가 조민석(48)이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미술관 플라토에 자신의 건축 세계를 풀어놨다.

‘매스스터디스 건축하기 전/후’란 제목으로 19일 개막한 전시는 조민석이 2003년 건축사무소 매스스터디스 설립 후 12년간 진행한 69개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자리다.
사진과 동영상 자료, 건축가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살펴볼 수 있는 리서치, 드로잉, 도면, 모형, 자재 등 283점이 전시장을 가득 채웠다. 개인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의 첫 국내 주택 프로젝트인 경기도 파주 탄현면에 있는 ‘픽셀 하우스’(2003)를 비롯해 서울 서초구에 자리한 ‘부티크 모나코’(2008), ‘상하이 엑스포 한국관’(2010),
조민석의 건축 철학을 가장 잘 드러냈다는 ‘다음 스페이스닷원’(2011) 등을 사진과 모형, 영상으로 선보인다.

 

 작품들은 건물의 완성 이전(Before)과 이후(After)를 흑백으로 나눠 구성했다.

‘비포’ 공간은 매스스터디스 사무실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처럼 연출했다. 각종 리서치와 드로잉, 도면, 모형, 자재 등을 가득 들여놨다. 실제 건축으로 완성되지 못하고 아이디어로 끝난 프로젝트도 있다. ‘애프터’ 공간은 건물이 완성되고 사용되면서 변화하는 건축 이후의 모습을 보여준다. 

플라토 ‘글라스 파빌리온’에는 뉴욕과 밀라노, 요코하마 등에서 선보였던 750개의 훌라후프를 엮어서 만든 지름 9m의 원형 임시구조물 ‘링돔’이 설치됐다.
전시 기간 이곳을 시민들의 문화 휴식 공간으로 무료로 개방한다. 건축가와의 대화, 워크숍 등도 이곳에서 진행한다.

 

 조민석은 “세상에 관여하고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으로 건축을 택했다. 건축 자체가 나의 목적은 아니다”며 “건축을 하면서 하나의 기술로서 하나의 아트로서 잘 만드는 게 기본이겠지만,

궁극적으로 이것이 도달점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건축을 공간으로만 다루는 게 아니고 시간성에 관심을 두고 다루는 게 나의 건축철학이면 철학”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건축을 바둑과 비교하며 “바둑판의 규칙적인 선 안에서 기사가 자유롭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바둑을 두듯이
건축가 역시 현실 인식과 고도의 지식, 몇 수 이후를 내다볼 줄 아는 통찰력을 갖춰야만 자신만의 건축관을 정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시를 공동 기획한 배형민 서울시립대 교수는 “한국의 현대 건축은 건축을 바라보는 안정된 어떤 눈과 개념들이 형성돼 있지 않다”며

 “조민석 작업의 큰 매력은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풀어나가고 제안하는 것, 또는 건축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등의 개념들을 함께 만들어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 건축공학과와 뉴욕 컬럼비아대학 건축대학원을 졸업한 조민석은 세계적 건축가 렘 콜하스의 OMA에서 근무하는 등 뉴욕과 네덜란드에서 활동했다.
2003년 매스스터디스를 설립해 자신의 건축 세계를 구축해 오고 있다. 2000년 뉴욕 건축연맹이 주관하는 ‘미국 젊은 건축가상’, ‘부티크 모나코’로 2008년 ‘국제 고층건물상(DAM) 톱 5’에 선정되기도 했다.
2010년 상하이 엑스포 한국관으로 ‘국제 박람회 기구(B.I.E)’ 건축 부문 은상을 받았다. 또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 한국관 커미셔너로 참여해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안았다.

19일 시작한 전시는 내년 2월 1일까지다. 일반 3000원, 초중고생 2000원. 글라스 파빌리온만 무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