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갤러리로 간 건축 설계 드로잉·모형 등 전시… 대중매체 통해 친근해지면서 건축 전시 찾는 관람객 증가 서도호 개인전은 10만명 넘어… 건축 전문 큐레이터도 등장 |
미술관·갤러리가 '건축'에 손짓하고 있다. 건축가들의 작품 도면과 건물 사진, 포트폴리오가 미술작품으로 전시되고, 국립현대미술관은 건축을 위한 전시실을 단장하고 건축 전문 큐레이터를 따로 뽑고 있다. 이제 유명 건축물을 찾아가 감상하거나 잡지 등에서 사진으로 만나던 수준을 넘어 전시장에서 오감(五感)으로 건축을 감상하는 시대다.
◇상업화랑에 들어온 건축
프로젝터가 돌아가면 스크린에 전통 창호의 형태를 띤 나무 구조물이 나타난다. 건축가 김백선(47)씨의 2009년 프로젝트 '화풍:경복궁으로의 초대' 기록 영상이다. 서울 서교동 대안공간 루프, 부암동에 문을 열 학고재 갤러리 새 건물 등 그의 대표작 사진도 걸렸다. 설계하는 틈틈이 찍어온 대나무 사진, 수묵화도 내놓았다. 3월 17일까지 서울 소격동 학고재갤러리에서 열리는 김씨의 개인전은 건축가의 '포트폴리오' 그 자체다. 학고재갤러리가 건축가에게 전시 공간을 내준 것은 1988년 개관 이래 처음. 우찬규 학고재 대표는 "갤러리 전시를 꿈꾸는 건축가도 많고, 화랑 입장에선 토털 디자인 개념으로 그림이 들어갈 '공간'까지 다룰 수 있어서 '윈윈'"이라고 했다.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도 2월 28일부터 3월 31일까지 프랑스 건축가 및 디자이너 장 로이에(Royere·1902~ 1981) 개인전을 연다.
정기용의 '동숭동 무애빌딩' 단면도, 1994.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건축 전문 큐레이터도 뽑아
국립현대미술관은 2월 28일부터 9월 22일까지 건축가 고(故) 정기용(1945~2011) 기증 자료 2000여점으로 '그림일기:정기용 건축 아카이브'전을 열고 있다. 정기용은 기적의 도서관, 노무현 전(前) 대통령의 봉하마을 사저 등을 설계한 건축가. 지난해 그의 건축세계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말하는 건축가'는 4만명이 봤다. 국립현대미술관에는 그의 드로잉, 사진, 모형, 원고 등이 전시된다. 전시를 기획한 정다영 학예연구사는 건축과 도시계획을 전공한 건축 전문 큐레이터. 국립현대미술관은 과천 본관 5전시실을 건축실로 새 단장 하면서 최근 건축 전문 큐레이터를 한 명 더 채용했으며, 가을에는 재일교포 건축가 고(故) 이타미 준(伊丹潤·1937~2011) 전시도 연다.
서울 평창동 토탈미술관도 지난해 '한일 현대건축 교류전', 네덜란드 건축가 그룹 'MVRDV'전 등 두 건의 건축전을 열었다.
◇대중의 관심, 건축으로
미술관·갤러리의 건축 전시 붐은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결과. TV 드라마와 영화의 남자 주인공으로 건축가가 단골 설정되고, 지난해 삼성미술관 리움의 서도호 개인전 '집 속의 집'이 10만여명 관객몰이를 한 바 있다. 미술관이나 갤러리 입장에서는 '돈' 혹은 '손님'이 몰리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김수근, 안도 다다오, 승효상 등 건축전은 '건축학도' 단체관람이 많았던 전시. 최은주 국립현대미술관 학예1팀장은 "설치미술이 대세를 이루는 시대, '공간'을 다루는 건축을 미술관이 전시하는 것은 바람직한 자세"라고 했다.
건축평론가 이주연씨는 "대중에게도 낯설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건축을 전시장에서 편하게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했다.
출처 : 조선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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