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견문록 : Description of the City
전시장소
관람시간 8:30a.m~7:00p.m, 주말 및 공휴일 휴무
입장료 무료
전시주최 아트센터 나비, SK텔레콤
전시작가 올리버 그림(Oliver Griem)
전시기획 아트센터 나비 Creative Team
이수정, 박은정
영상편집 박효준
영상송출 이영호
도시는 도시계획가나 디자이너가 만든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사회구성원이 만들어낸 집합적 산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아시아의 도시는 압축된 기간에 산업화와 도시화를 경험함으로써 숨가쁘게 달려온 개발의 흔적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경우가 많죠. 그 중 하나인 서울 역시 획일적으로 들어선 아파트 단지들과 고층의 건물들이 개발과 성장의 논리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도시입니다. 비단 건축뿐이 아니라 아니라 서울이 만들어 내는 예술, 문화, 언어에 의한 문화적 생산물들 역시 표준화 됨으로써 도시 특유의 활기가 반감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보게 됩니다.
독일출신 작가 올리버 그림(Oliver Griem)은 관찰자적 시선을 통해 거대한 빌딩숲의 이미지로 발견되는 서울의 도시풍경을 담아냅니다. 〈Looping Seoul>(2012)은 외국인으로서 작가가 바라보는 도시 서울의 이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작업입니다. 작가는 서울 곳곳을 돌아다니며 소위 ‘뉴타운’ 개발을 통해 보이는 낯선 광경, 즉 도시전체가 아파트나 콘크리트 건물로 가득 찬 모습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올리버 그림은 현대도시의 삶에서 ‘너무 흔해서 보이지 않던’ 아파트와 빌딩의 창문만을 담은 영상을 느린 템포로 반복해 보여주거나, 추상적으로 패턴화함으로써 도시의 몰개성과 익명성을 드러냅니다.
미국의 문명비평이자 도시연구가인 루이스 멈포드(Lewis Mumford)는 "정신이 도시 속에 그 모습을 나타내고, 거꾸로 도시의 모습은 정신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대로 우리의 자세와 신념에 따라 미래의 서울은 더욱 심각한 ‘개발신화의 각축장’ 또는 ‘금전경제의 장’으로 전락할 수도, 문화의 저장소이자 교류처가 될 수 있는 창조도시로서 회생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번 코모 3월 전시 〈서울견문록: Description of the City〉를 통해 무분별한 개발정책, 부동산, 아파트 문화를 되짚어보고, 나아가 옛 것과 새 것이 건강하게 공존하는 도시문화를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23분짜리 2번 채널의 loop에서 카메라의 패닝은 마치 조용한 음악의 전조처럼 산등성이를 따라 시작된다. 때때로 지나가는 전기탑들과 남산타워만이 문명의 존재를 드러낸다. 얼마 후 뉴타운 아파트단지들이 쓰나미처럼 산을 덮치고, 카메라는 도시의 가장자리를 보여주며 서서히 시끄러워지기 시작한다. 이윽고 더 깊이 도시로 들어가면, 아파트와 빌딩으로 구성된 불협화음의 무늬들이 지나가고 마지막으로 다시 산등성이를 보여주면서 조용해진다.
– 올리버 그림 작가노트 중에서
〈올리버 그림 작가 소개〉
올리버 그림(Oliver Griem)은 1964년 독일 함부르크 생으로 함부르크조형예술대학(HfbK)에서 순수미술을 공부하고, 쾰른 미디어아트아카데미(KHM)에서 미디어 디자인을 전공했다. 1997년 뮤지움 살(Museum Sal)에서의 전시를 시작으로 총 4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2000년 〈미디어시티 서울- 디지털 앨리스〉(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02년 〈Tangible Sound〉(토탈 미술관, 서울), 2004년 〈MAC 2004 미디어아트전: 충돌과 흐름〉 (서대문형무소, 서울), 2009년 〈인천디지털아트페스티벌(INDAF)〉, 2011년 〈Welcome to Media Space〉 (갤러리 정미소, 서울) 등의 전시에서 영상, 인터랙티브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의 작업을 선보였다. 현재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