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건축기행
2박3일간 빠듯했던 일본건축답사 :: 후쿠오카와 구마모토를 오가며 잠은 차에서 자고 깨어있을 땐 건축을 둘러보았다.
거장들의 작품을 부끄럽게도 건축을 시작한지 7년만에 처음 접하며, 차오르는 벅찬 감동을 가슴과 머리로 기억하며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그중에 맨 처음 방문했던 안도타다오의 현립고분장식관... 두말할것 없이 평가의 잣대를 과감하게 들이대는 잡지의 사진일때의 생각은 접어두고 그냥, 그냥 젖어들게 했다.
2011 KUMAMOTO ARTPOLIS : K.A.P TRAVEL
mr.FUNdamental
- 1 - 구마모토 현 ?
일본 규수(九州)지방의 거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으며 예로부터 규슈지방의 정치, 경제, 문화, 교통의 거점으로서 번영하였다. 세계 제일의 칼데라가 있는 웅대한 아소산(阿蘇山), 수많은 섬들로 이루어진 바다의 경승지 아마쿠사(天草)섬 등 현내 각지에는 제각기 특색있는 지역문화가 숨쉬고 있으며 수많은 명소가 자리잡고 있다. 현청 소재지인 구마모토시는 문학가 나쓰메 소세키가 ‘숲 속의 도시‘라고 불렀을 정도로 녹지가 풍부한 지역이다. 시의 중심부는 서 일본에서 가장 긴 아케이드 상가가 자리잡고 있어 수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또한 구마모토성 스이젠지(水前寺) 조주엔등의 명소에서 히고 6대화초와 히고 상감(象眼) 조각과 같은 예술문화가 숨 쉬고 있는 유서 깊은 역사의 지역이기도 하다.
- 2 - 구마모토 아트폴리스(K.A.P, Kumamoto Art Polis)의 배경과 목표
구마모토 아트폴리스[Kumamoto Art Polis(K.A.P)]는 79대 일본 총리대신인 ‘모리히로 호소카와(細川護煕)’, 즉 당시 구마모토현 지사의 발의에 따라 1988년 4월에 시작된 “도시설계 및 환경설계운동”으로서 지방자치적인 도시 미화 운동이자 도시건축문화운동의 개념이다. 이 운동의 태동은 독일의 IBA Berlin과 같은 도시건축운동을 이본에서도 기획, 발전시켜 일본식의 건축문화와 이에 따른 도시미화를 추구한다는 것이었으며, 구체적인 철학은 지역 내의 모든 개발행위가 궁극적으로는 해당지역의 문화적 자산이기 때문에 환경설계나 건축행위의 결과가 양이 아닌 ‘질의 측면’에서 평가받아야 하고 이를 통해 미래의 세대에게 자랑스러운 문화적 도시환경을 물려준다는 것이다.
독립주택을 제외한 모든 건축물과 토목구조물을 대상으로 하는 K.A.P 활동은 우선 작품의 계획과정에서 그 계획안을 K.A.P의 작품으로 지정해 달라는 신청에 따라 위원회가 이를 검토하여 지정여부를 결정하게 되며, 이 위원회의 위원장은 유명한 일본의 건축가인 ‘아라타 이소자키(磯崎新)’가 위촉되었고, 실무책임은 구마모토 공과대학의 Kiyoharu Horiuchi교수가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지자체 위주의 도시건축운동은 매우 독창적인 도시공간의 창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 국제적인 도시로서의 면모를 일신해가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특히 K.A.P의 작품으로 선정된 집합주택은 도시민 주거특질의 향상이라는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목표의 달성뿐만 아니라 지역 내 주민들의 자긍심 향상이라는 비가시적 정주성을 고양하는 사회정책적인 효과를 나타내기도 한다. 특히, 최근에 들어서는 오래된 도시내 공동주택의 재건축이나 신규개발에 의한 집합주택의 특성적 개발이 매우 중요한 K.A.P의 대상건축물로 자리하고 있다.
목표
① 후세에 남길 수 있는 문화적 자산을 창조한다.
구마모토현에서 가꾸어온 다채로운 지역문화와 전통을 보호하면서 일본과 세계에서 활약하는 우수한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의 풍부한 발상을 그 지역에서 생활하는 주민들과의 협동을 통해 질 높고 뛰어난 건축물을 지역 속에서 창조해낸다.
② 지역으로의 파급효과를 창출한다.
참가프로젝트는 단순한 건조물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들과 융합하여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다. 그 지역의 명소를 개발하여 관광사업의 활성화를 시도하는 한편, 상징건조물, 또는 지역창조 등의 활동을 중심으로 지역 활성화에 공헌한다.
③ 새로운 생활문화를 창조한다.
커미셔너(최고책임자)가 추천하는 재능과 아이디어에 뛰어난 건축가와 디자이너가 세계적인 시야에 입각하여 기능면에서는 물론, 디자인 면에서도 뛰어난 건조물을 설계한다. 또한 사업주와 건조물을 이용하는 입주자와도 적극적인 대화를 통하여 그 지역 고유의 환경과 역사를 고려한 독자적인 새로운 생활문화를 창조해간다.
④ 현내 전역으로 확산시켜 나간다.
참가 프로젝트는 각 지역에서 '점'으로 산재하고 있으나 이것을 '선'으로 연결하여 인근지역 참가 프로젝트와도 연대하여 최종적으로는 구마모토현내 전역에 '면으로 확대시켜 나간다.
- 3 - 구마모토 아트 폴리스의 시스템
구마모토시가 ‘아트폴리스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새롭게 도입한 제도가 바로 ’커미셔너(Commissioner)’제도이다. 예술의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공청사를 비롯해 다리, 화장실, 가로등, 쓰레기통에 이르기까지 공공디자인 수준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기존의 발주제도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을 하고 아주 혁명적인 방법을 도입한 것이다. 우리 식으로 표현하자면 구마모토시의 총괄계획가라 불러도 좋은 커미셔너에 처음 임명된 사람은 일본의 대표적 건축가이자 도시설계가인 ‘이소자키 아라타(磯崎新)’였고, 그는 구마모토시에서 발주하는 모든 공공프로젝트의 설계자를 지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아 가장 능력 있는 건축가에게 시의 프로젝트를 맡긴다. 기존의 발주제도 아래에서는 실적이 없는 젊은 건축가들이 공공프로젝트를 딸 수 있는 가능성이 거의 없었지만, 커미셔너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한 사례이다. (국내의 유사사례를 들자면 故정기용의 무주 공공프로젝트가 있다.)
이와 같은 커미셔너제도는 국내에 그대로 도입해서 써볼만한 제도이지만, 다양한 변용도 가능할 것이다. 좋은 건축가, 도시설계가, 디자이너들을 개인 또는 풀(Pool)로 구청의 공공디자이너로 위촉하여 각 분야에서 활용하는 방법도 고려해볼만하다. 좋은 전문가를 찾아 좋은 일과 연결시켜주는 것, 그들이 맘껏 일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 그것이 진보단체장들이 해야 할 또 하나의 과제이다.
□ 구마모토 아트 폴리스의 공공건축가 개념 커미셔너(Commissioner)제도 도입
초대 커미셔너 : 아라타 이소자키(磯崎新, Arata Isozaki), (1988 ~ 1997)
2 대 커미셔너 : 데이이치 다카하시(高橋てい一, Teiichi Takahashi), (1998 ~ 2005)
3 대 커미셔너 : 토요 이토(伊東豊雄, Toyo Ito), (2005 ~ 현재)
- 4 - 구마모토 아트 폴리스의 표창사업
1992년에 구마모토 현 내의 역사적인 건물 또는 대표적인 건축물을 KAP'92 선정 기존 건축물로 선정한 것을 비롯하여 1995년부터 구마모토 현 내의 질 높은 우수한 건축물(아트폴리스 참가작품은 제외)에 대해 '구마모토 아트폴리스 추진상'의 표창을 실시하고 있다. 이 상은 우수한 건조물(건축물, 다리, 공원, 기념비 등의 건조물 및 이들로 구성된 일군의 시설 등)에 대해 표창하여 널리 알리고자 함이며, 도시환경 및 건축문화 등의 향상을 목표로 풍부한 지역 창조를 꾀하는 것으로 추천위원회가 기획, 설계, 시공 및 시설의 운용 등에 관한 종합평가를 실시하여 우수한 시설은 구마모토현 지사가 표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