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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 방향 없이 출발한 국립도시건축박물관

Mr.fundamental 2015. 4. 15. 10:47

 

 

 

세종특별자치시(이하 세종시)에 국내 최초로 도시건축박물관이 생길 예정이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은 지난 2월 27일 “한국개발연구원이 진행한 국립박물관단지 조성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사업추진이 최종확정 됐다”고 발표했다. 건설은 결정됐으나 콘텐츠는 아직 미정이다. 행복청과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합의를 거쳐 내년 설계공모를 추진해 구체적인 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도시와 건축을 아우르겠다는 계획으로 시작된 박물관의 핵심 방향이 분명하지 않다. 매번 그렇듯 건설승인 뒤에 방향 설정이 뒤따르는 모양새다. 다만 최근까지 논의되었던 2011년 ‘국립박물관 건립 기본계획 수립연구서’에 따르면 목표는 한국도시개발 역사 아카이브다. 세종시를 중심으로 도시개발 사례 소개를 골자로 한다. 강철희(책임연구원, 건축사사무소 이상 대표)는 “아파트같이 부지기수로 난립돼 왔던 건축, 건설의 역사를 정리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연구는 행복청 발주로 2011년 한국건축가협회 컨소시엄에서 시행했다.
현재까진 ‘도시’는 있지만 ‘건축’은 없다. 매번 논의의 주체가 바뀌어서인지 주제가 엎치락뒤치락하는 것도 문제다. 최초 논의였던 2009년 ‘도시건축박물관 건립계획서’를 보면 핵심으로 근현대건축 아카이브를 꼽았지만 지금은 방향이 바뀌었다. 현재 담당부처 국토부는 목표부터 다시 시작할 것이라 한다. 문봉섭(국토부 건축문화경관과 사무관)은 “박물관 성격에 적절한 목표를 찾기 위해 밀도 있는 논의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지향점이 정해져야 효과적인 건설 논의도 뒤따른다. 특히 건축의 특성상 모형과 이미지로 국한되는 전시 한계에 자주 부딪히곤 한다. 이를 건설 단계부터 고려한다면 새로운 공간 구성이 나올 수 있다. 문화중심도시 타이틀을 내걸었던 국립아시아문화전당도 현재 콘텐츠 부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첫발을 디디는 건축박물관의 동시대적인 담론까지 함께 논의되는 장소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국립도시건축박물관은 세종시의 박물관단지 조성사업 중 일부다. 해당 조성사업은 2011년부터 논의가 시작돼 국가기록박물관(국가기록원), 자연사박물관(문화관광부), 디자인박물관(문화관광부), 도시건축박물관, 디지털문화유산영사관(문화재청), 총 5곳 부처협력형으로 진행됐다. 이용준(행복청 문화도시기획팀)은 “시기를 조율하겠지만 내년 들어 본격적으로 논의가 시작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단지는 연면적 7만 4,000m2이다. 4,500억 원이 투입되는 중장기 대규모 사업으로 2023년 완공 목표다. <윤솔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