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건물 유리창에 주변 풍경이 모자이크처럼 비친 모습. ②전남전문건설회관 옥상의 에코 샤프트입구에 설치된 헬리오스탯과 반사경들. ③에코 샤프트 바닥에서 위를 올려다보면 햇빛이 들어온다. ④위에서 내려다볼 때 정사각형으로 설계된 건물 외관. /사진가 박영채·파크이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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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굴뚝' 전남전문건설회관 설계한 건축가 박인수씨
건물 가운데 관통하도록 뚫어, 14층 옥상 햇빛이 지하까지… 유리 비늘 모양 창, 단열 역할
유리 건물에 대한 찬반이 뜨겁다. 현대적인 느낌은 주지만 열효율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여름엔 건물 전체가 거대한 유리 온실처럼 돼 버려 사용자들이 찜통더위에 시달리다가 겨울에는 실내에서도 두꺼운 외투를 입고 생활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한다. 얼마 전엔 유리로 만들어진 경기 성남시청 한 건물 안에서 한쪽은 추워 옷을 껴입고 근무하고, 한쪽은 더워서 선풍기를 틀어놓고 일하는 광경이 보도되기도 했다.
◇햇빛의 통로, 에코 샤프트
건축가 박인수(44·파크이즈건축사사무소 대표·사진)씨가 설계한 전남 무안군 삼향면 전남전문건설회관은 이런 유리 건물 문제에 대안을 제시하는 작품이다. 자체 개발한 자연 채광·환기 장치를 설치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유리를 외장재로 써 건축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박 대표는 이 건물과 경기 화성시 동탄타운하우스 등으로 올해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젊은 건축가상'을 받았다.
준공식을 하루 앞둔 5일 무안군 현장에서 만난 박 대표는 "기능보다 형태에 치우쳐 있는 최근 건축에 경종을 울리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이나 우수(雨水·빗물)처리시설 같은 장치를 사서 건물에 붙여 놓고 친환경 건물이라 포장하는 경우가 많다"며 "건축의 일부로 친환경 요소를 포함할 수 있는 방안을 찾으려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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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열 비늘 모양 창
에코 샤프트의 크기는 가로 1.5m, 세로 8.4m. 요즘 고층 건물에 가끔 시도되는 중정(中庭)과는 개념이 다르다. 일단 중정에 비해 규모도 작고 역할도 차이가 있다. 중정은 카페, 휴식공간, 정원 등의 용도로 만든 공간이지만 건물 표면적을 넓히기 때문에 열손실이 되레 늘어난다.
박 대표는 "종합병원이나 주상복합 같은 대형 건물을 설계할 때마다 어두침침한 중심부의 환경을 개선할 방법이 없을지 고민했다"며 "헬리오스탯 장치를 알게 되면서 '굴뚝'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했다. 이 장치는 한국건설교통기술평가원이 2011년 상시제안과제로 선정해 채광·환기 성능과 에너지 절감 효과를 측정 중이다. 박 대표는 "보통 엘리베이터 주변 조명에 전력이 많이 쓰이는데 에코 샤프트가 엘리베이터 바로 앞에 있어 별도의 조명이 필요 없게 됐다"고 했다. 그는 "더 나아가 굴뚝 안에서 발생하는 기류를 이용해 풍력발전을 하거나 화재시 연기를 빨아들이는 제연(除煙) 장치로 활용하는 방안도 연구 중"이라고 했다.
일반적인 친환경 건물과는 대조적으로 외관도 독특하다. 삼각형 비늘을 불규칙하게 붙여 놓은 듯한 모습이다. 박 대표 자신이 정사각형 창틀에 대각선으로 빗금이 들어간 유리창을 직접 설계했다. 국내에서 제작된 이 창에는 단열이 잘되는 특수 유리인 '로이(Low-e)' 유리가 쓰였다. 일반 유리보다 비싸서 국내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 재료다. "건물을 한 변이 30m 정도인 정사각형으로 설계해 표면적을 줄였더니 비슷한 규모의 직사각형 건물에 비해 공사비가 상대적으로 줄어 성능이 좋은 유리를 쓸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창은 대각선 부분이 볼록 튀어나온 것과 오목한 것이 있어 건물 외벽에 자연스럽게 요철이 생긴다. "표면이 매끈하지 않기 때문에 주변 풍경이 그대로 비치지 않고 조각조각 흩어져 추상적인 무늬를 만들어낸다"고 했다.
박 대표는 "외관만 보기보다는 사용자들이 쾌적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건물의 '성능'이 건축을 평가하는 기준의 하나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했다.
출처 : http://blog.daum.net/0116010989/1588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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