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도시풍경의 환영

거대한 도시풍경의 환영

by 백규희 4월 6일

Metamorphosis (2011)

트롱프뢰유 (Trompe-l’oeil), 즉 눈속임 기법을 이용해 만들어 낸 도시 이미지, 다양한 문화를 절충한 풍경을 대형 포멧의 디지털 프린팅으로 완성한 한성필의 설치작업은 세상 속의 위치를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트롱프뢰유라는 용어는 바로크 건축의 내부 천정 프레스코 페인팅을 기술하면서 처음 사용되었지만 그 테크닉은 훨씬 이전으로 돌아가 그리스와 로마시대에 이미 사용되었다. 예를 들어 폼페이에서 원근법적 환영을 볼 수 있다.

한성필은 이 눈속임 테크닉을 참신하게 현대적인 절차를 따라 사용한다. 여러 건물과 동상의 이미지를 대형 포멧의 디지털 프린트 방식으로 인쇄하고, 평면인 이 사진들을 겹겹이 붙여서 완벽한 입체감의 환영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새벽과 황혼의 자연광에서 사진을 찍고 여기에 인공조명을 합친 한성필의 작품은 현실의 외면과 꼭 같은 가상의 이미지를 완벽하게 보여준다. 그의 메타-사진들은 건축이라는 소재에 더 할 나위없는 친밀감을 부여하면서 작가의 개념적 의도는 가상의 환영과 현실의 개량 사이에 놓여있는 것 같다.

Parking Lots (2010)

Duplication (2010)

한성필의 사진 설치작업은 현재 아라리오 서울 갤러리에 전시돼 있으며, 오프닝 리셉션은 내일 오후 6시. ‘Dual Realities’ 개인전은 5월8일까지 계속된다. 보다 상세한 정보는 여기ㅡ 아라리오 갤러리 사이트에.

[사진: 아라리오 갤러리]

출처 : http://www.thecreatorsprojec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