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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un Interest/book

나, 건축가 안도 다다오


나, 건축가 안도 다다오 _ 안그라픽스
Tadao Ando ARCHITECT

page 332~334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생활은 그 풍요뿐만 아니라 그 가혹감까지도 받아들이는 것이다. 건축주 부부에게 완공한 집을 넘길 때 나는 "이 집은 보통 집에는 없는 점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살기 불편한 점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더운 여름에는 옷을 하나 벗고 추운 겨울에는 하나 더 껴입고. 최선을 다해서 생활해 주십시오." 하고 부탁했다. 엉뚱한 말이었지만 부부는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를 비롯하여 새집에 흔쾌히 적응해 주었다. "자연의 변화를 민감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이 이 작은 집의 매력입니다." 하고 웃으며, 3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변함없는 모습으로 살고 있다.

 건축설계의 목적이란 합리적이고 경제성이 뛰어나고 무엇보다 쾌적한 건물을 짓는 것이다. 닫힌 실내에서 숨죽이고 사는 것과 다소 불편하더라도 하늘을 올려다보며 자연과 호흡할 수 있는 생활 중에 어느 쪽이 더 '쾌적'할까. 이것을 결정 할 수 있는 것은 그곳에서 생활하는 사람이다. 일상생활과 가치관의 문제까지 살펴서 궁리한다면 건축의 가능성은 더욱 넓어지며 더욱 자유로워질 것이다. 사람의 몸과 마음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하다.

2009년 8월 작가 이규원

 안도 다다오는 이제 세계 어디서나 이름하나만으로도 건축물에 후광을 주는 대가가 되었다. 이 화려한 이력의 건축가가 자기 건축의 원점이라고 말한 것은 뜻밖에도 바닥면적 10평에 불과한 작은 주택 '스미요시 나가야'.

 처음 본 도면과 사진은 참으로 뜻밖이었다. 전문적인 분석을 할 소양은 없지만, 그 작은 집에서 드러나는 안도 다다오의 시각은 참신했다. 겨울은 춥게 여름은 덥게 사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발상도 콜럼부스의 달걀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것은 '친환경=에너지절약'이라는 요즘 흐름보다 근본적이다. 허름한 목조 주택이 줄지어 있는 도심 골목에 작은 주택을 지으면서 자연을 품으려 하다니. 비가 내리면 집안에서 우산을 들고 이동해야 하는 주택이지만 안도 다다오는 그 집이 건축가의 탐미적 욕구가 아니라 가정집으로서 궁리한 결과라고 강조한다.

 강렬한 서을 보여주는 노출 콘쿠리트 건물에 모던함을 느끼면서도 그 결벽하다 할 만큼 장식을 배제한 간결함, 공간을 비움으로써 긴장감을 얻는 것에서 지극히 일본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는 일본 건축의 특수성을 현대건축의 보편성으로 연결한 건축가라는 평을 듣는다고 한다. 젊은 날 건축가의 꿈을 안고 떠났던 서구 건축 여행은 어쩌면 자각하지 못한 일본적 특수성을 상대화하는 과정이었을 것이라는 짐작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