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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un Interest/book

건축으로 말하기

 

 

 

 

저자 : 유진 라스킨

저자 유진 라스킨 Eugene Raskin, 1909∼2004은 1909년 뉴욕 브롱크스에서 출생하였다. 컬럼비아대학교를 졸업하고, 모교에서 건축과 교수로 재직하였다(1936∼1976년). 그는 여러 편의 희곡과 소설을 쓰고, 음악을 작곡하는 등 건축 분야 외에도 다방면에 관심을 두고 재능을 드러내었다. 특히 아내인 프란체스카와 함께 기타 연주자이자 가수로 오랜 기간 활동하였는데, 그의 노래 중 러시아 민요를 바탕으로 작곡하고 가사를 붙인 “그때가 좋았지(Those were the days)”는 비틀즈의 폴 매카트니에 의해 세계적인 명곡으로 널리 알려졌다. 우리에게 메리 홉킨의 감미로운 음색으로 사랑받은 이 노래 덕분에 라스킨은 노년까지 상당한 저작권 수입을 올렸다고 한다. 건축에 대한 변화와 사고의 전환을 꿈꿨던 그가 쓴 책으로는 『건축으로 말하기 Architecturally Speaking』(1954), 『Sequel to Cities: The Post-Urban Society』(1970), 『건축과 인간 Architecture and People』(1974)이 있으며 희곡 「One's a Crowd」 (1959)와 뉴욕에서 직접 제작하여 상연한 「Amata」, 소설로는 『Stranger in My Arms』 (1971) 등이 있다.

역자 : 김윤범

역자 김윤범은 UCLA 건축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찰스 무어(Charles Moore)의 사무실인 MRY(Moore, Ruble, Yudel)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귀국 후 창조건축을 거쳐 현재 (주)일건IS건축사사무소 대표로 있다. 건축 실무와 교육활동을 병행, 동국대학교 등에서 강의하였으며 현재 경기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개정판을 내면서
옮긴이의 말
Introduction 서문
Architecture 건축 / Style 스타일 / Unity 통일성 / Scale 스케일
Rhythm 리듬 / Originality 독창성 / Proportion 비례 / Sequence 시퀀스
Composition 구성 / Functionalism 기능주의 / Character and Honesty 개성과 성실

 

·다행스럽게도 아직은 이 책이 존재할 필요가 있다. 일단 예언이 실현되거나 개혁이 이루어지면 예언가와 개혁가는 실직할 위험에 처하지만, 지금의 성과로는 어쨌든 내가 걱정하는 그 위험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10년 전 초심으로 돌아가 그때 내가 말한 것을 철저히 실천하리라 다짐했다. 나는 그때도 그 생각을 믿었고 지금도 확신한다. p.7 개정판을 내면서

·그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인간 행동의 결과다. 건축은 인간이 만들고 인간이 사용하며 인간이 감상한다. 때로는 인간이 파괴하고 인간이 잘못 사용하며 인간이 싫어하기도 한다. 인간을 위해, 인간에 의해 창조되는 건축의 심리학적·생리학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건축을 다루는 것은 바흐의 푸가를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두 사람이 그것을 토론하는 것만큼 말이 되지 않는다. p.16 서문

·‘건축’이라는 추상 개념은 그 대상물까지 따라 내려가 보면 의도된 감동, 고유의 감동, 일어난 감동의 삼중창이 된다. 공통 요소는 감동이다. 만약 건축을 정의하기 위해 한 단어만 사용해야 한다면, 건축은 ‘감동’이다. 감동이 부드럽다면 건축도 그렇다. 감동이 위대하면 건축도 위대하다. 감동이 없다면 건축도 없다. 오직 건물만 있을 뿐이다. p.30 건축

·건축에 의해 영향을 받고 생겨나는 관찰자의 기본적인 욕망과 두려움이 내가 말하는 '감동'이다. 그것은 건축의 본질이고 건축 의미의 핵심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높고 뛰어난 열망에 못지않은 가장 밑바닥의 원시 생존 본능이다. p.33 건축

·사고와 연구에 기초한 명백한 의견 없이는 건축가는 그의 디자인에 통일성을 주는 기본 개념을 만들 수조차 없다. 어떻게 지을지를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어떤 것이 건축물인가를 먼저 알아야 한다. p.54 통일성

·만약 우리 눈이 보통의 크기에 길들여져 있지 않으면 보통보다 작은 친밀한 스케일이나 보통보다 큰 크기의 기념비적 스케일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다른 말로 하면 건물은 그 자체가 가지는 고유한 스케일이 없다는 것이 스케일 분석의 요점이다. 스케일의 효과는 건물과 다른 건물군 사이의 관계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 만약 이 말이 사실이라면 건축물을 따로따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다른 건축물과 분리된 건축은 있을 수 없다. 이것은 곧 여러 명의 건축가가 없다면 한 사람의 건축가도 없다는 말이다. 홀로 영감 받아 창작하는 외로운 천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p.72 스케일

·리듬은 일반적인 감정 반응뿐만 아니라 특정 건물에서 건축가가 원하는 특정한 감정 반응을 얻을 수 있는 매우 좋은 도구다. 인간 정신의 조절 능력 중 하나가 시각적으로 인식한 패턴을 마치 듣는 것처럼 느끼는 리듬으로 전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p.79 리듬

·다른 어떤 예술가보다 건축가는 자신을 평가한다. 그는 가차없이 그의 영감을 비평해 이성적 능력을 키운다. 그는 모든 아이디어에서 계획의 논리, 동선의 요건, 건설 기술, 경제적 제약을 고려한다. 만약 그의 영감이 이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 그것을 버린다. 하지만 자신의 혹독한 검증을 통과한다면 그 아이디어를 채택해 지키고, 강한 신념으로 건물로 완성한다. p.93 독창성

·각각의 경우 자신만의 비례가 필요하다. 모든 것에 적용되는 비밀 공식은 없다. 그러나 인간의 마음은 너무 게을러서 각각의 문제를 따로따로 생각하기보다는 공식을 사용하기를 좋아한다. 역설적이게도 그런 공식을 만들기 위해 엄청난 양의 일을 하고 그것이 올바름을 입증하려고 그 두 배의 일을 한다. p.99 비례

·그러므로 비례를 단순히 상대적 치수의 문제가 아닌 기능, 구조재, 스케일, 어떤 경우엔 시간까지 포함한 복합적 결과로 생각해야 한다. p.99 비례

·건축은 아마도 시퀀스를 나타내기 가장 어려운 예술인 것 같다. 예를 들어 음악에서는 시퀀스가 한 방향이다. 첫 음에서부터 끝까지 선형적으로 진행된다. 거꾸로 연주될 수 없다. 문학이나 드라마 그리고 무용에서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회화도 정해진 위치에서 바라본다는 유리한 점이 있다. 오직 조각만이 모든 방향(가까이 다가서고, 멀어지고, 주변을 도는)에서 감상한다는 점이 건축과 같다. 그러나 건축은 그 안에 들어가 일하고, 살고, 죽는다는 것이 조각과 다른 점이다. p.118 시퀀스

·건축의 의미와 그 의미가 왜 감동적인 힘을 갖는지 이제 뚜렷해졌다. 사람들은 원하는 것과 정반대로 향하는 주변의 주목할 만한 모든 현상에 직면하기 때문에 신성한 느낌을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 죽음보다 위대한 신성한 느낌은 본래 이성보다는 믿음의 행동이다. 건축은 이 느낌을 새롭게 하고 이 믿음을 거듭 주장한다. 그것이 건축의 의미이고 우리가 감동하는 이유인 것이다. p.129 구성

 

출판사서평

 

“건축을 정의하기 위해 한 단어만 사용해야 한다면,
건축은 감동이다. 감동이 없다면 건축도 없다. 오직 건물만 있을 뿐이다.”

여전히 새롭고 흥미로운 건축의 고전
가치관이 충돌하고 산업과 과학의 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던 1950년대, 유진 라스킨은 인간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건축의 개념을 제시했다. 그것은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현대건축에서 벗어나 인간의 행동과 감정에서 건축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인문학적 시각이다. 저자는 8년이 넘는 시간 동안 건축에 관련된 심리적, 생리학적 개념들을 연구하여 가장 기본적인 건축의 주제들을 명쾌하게 정리하였다.
놀랍게도 이 책은 최신 테크놀러지와 디자인이 넘쳐나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새롭고 흥미롭다. 또한 최근 출간된 건축에세이를 읽고 있다는 착각에 빠질 만큼 시기적절한 비평적 시각도 담고 있다. 점점 더 복잡하고 과격해지는 현대건축을 인간 중심의 감성 프레임을 통해 새로운 의미로 되짚을 수 있다면 저자가 꿈꿨던 건축세계의 혁명은 계속될 수 있을 것이다.

건축을 읽는 열한 가지 키워드
건축이 무엇인가 정의하는 것은 어렵다. 건축은 매우 구체적이면서도 매우 개념적인 영역에서 만들어지는 인간 행동의 결과로, 인간의 의미를 표현하는 창조적인 작업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건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건축을 구체화시키는 스타일, 스케일, 비례, 시퀀스, 독창성 등 개념에 대한 분명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 열한 가지 키워드는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따로 또 같이 만들어지는 핵심 요소들이다. 인간의 감각과 감정에서 출발한 이 건축의 조각들이 맞춰지는 순간, 우리는 새로운 건축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건축으로 말하기
건축은 시대와 문화를 그대로 반영한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오랜 시간, 건축은 그렇게 이야기를 담아서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새로운 건축물이 만들어지는 순간 우리는 새로운 이야기를 하나 더 갖게 된다. 건축을 읽지 못하고 이야기하지 못하면, 우리는 빈 껍질을 경험할 뿐이다. 감동 없는 건축이 의미를 잃고 마는 것은 이야기가 없기 때문이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낄 수 있다. 이제 건축을 느끼고 이야기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