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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al Me / News/생각 ::

수처작주 입처계진(隨處作主 立處皆眞)

임제스님이 대중에게 설법하였다.
도를 수행하는 이들 이여!
불법은 특별한 수행과
공덕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평상시에 마음으로 조작하는
번뇌 망념 없이 무사히 지내면서,
대소변을 보고, 옷을 갈아입고,
배고프면 밥을 먹으며
피곤하면 누워서 쉬는 일이다.

어리석은 사람은 이렇게 주장하는
나를 비웃겠지만
지혜 있는 사람은
그러한 불법의 본질을 곧바로 안다.

옛사람이 말하기를...
"자기 마음 밖에서 불법을 수행하는 것은
모두 어리석은 녀석들이다."라고 했다.

그대가 있는 어느 곳이라도
자기가 주인이 된다면
자기가 있는 그곳은
모두 진실한 깨달음의 경지가 된다.

어떠한 외부적인 조건도
그 진실된 장소를 바꿀 수 없는 것이다.
가령 지금까지 지어 온
과거의 나쁜 습기와 무간지옥에 떨어지는
큰 죄업이 있을 지라도
자연히 그 곳이 해탈의 큰 바다가 된다.

오늘날의 수행자들이
불법의 안목을 체득하지 못하여
마치 눈먼 양이 코에 닿은 물건을
모두 입안에 집어넣는 것과 같다.

그렇기 때문에
하인과 주인을 구별하지 못하고
손님과 주인도
판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무리들이
삿된 마음으로 불문에 들어와
곳곳에서 시끄럽게 하니
이들을 진정한 출가인이라고 할 수 없으며
바로 이런 자들이야말로
정말 세속인(世俗人)이라고 하겠다.

진실로 출가한 사람은
평상시에도 진정한 견해로
부처와 마구니를 판단하며
진실과 거짓을 판단하고
범부와 성인을 판단할 줄 알아야 한다.

만일 이와 같이 판단할 수 있는
정법의 안목을 갖추었을 때 비로소
진정한 출가인 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만일 마구니와 부처를
올바르게 판단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어떤 집에서 나와
다시 다른 집으로 들어가는 것과 똑같은 것이다.
그것은 죄업을 짓는 중생이라고 하며
진실한 출가인이라고 할 수 없다.

예를 들면
여기 하나의 부처와 마구니를
동일한 본체(同體)로서 구분할 수 없는 것이
마치 물과 우유가 혼합된 것과 같다.

그러나 거위(王: 부처)는 우유만 마신다.
눈 밝은 구도자라면
마구니와 부처를 모두 함께 떨쳐 버린다.

그대가 만약 성인을 좋아하고
범부를 미워하는 차별심을 일으킨다면
생사의 고해에서 윤회(浮沈)하게 될 것이다.


師示衆云, 道流, 佛法無用空處, 祇是平常無事
屎送尿, 著衣喫飯, 困來卽臥. 愚人笑我
智乃知焉. 古人云, 向外作工夫, 總是癡頑漢.

爾且, 隨處作主, 立處皆眞. 境來回喚不得
縱有從來習氣, 五無間業, 自爲解脫大海
今時學者, 總不識法, 猶如觸鼻羊, 逢著物安在口裏
奴郞不辨, 賓主不分, 邪心入道, 處卽入
不得名爲出家人, 正是眞俗家人

夫出家者, 須辨得平常眞正見解, 辨佛辨魔, 辨眞辨僞
辨凡辨聖, 若如是辨得名眞出家 若魔佛不辨
正是出一家入一家, 喚作造業衆生 未得名爲眞出家

祇如今有一箇佛魔, 同體不分, 如水乳合, 鵝王喫乳
如明眼道流, 魔佛俱打. 爾若愛聖憎凡, 生死海裏浮沈

- 임제어록(林悌語錄) 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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