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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un Architecture/fun news

삼성물산, 건축설계시장 1위 삼우 인수 결정

삼우가 100% 지분보유한 서영엔지니어링은 분리독립 유력

 

  

   
  매출액 2800억원 규모의 설계업계 1위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가 삼성그룹 계열사로 정식 편입된다. 최대 주주는 삼성물산이다. 삼성그룹 입장에서는 공식적으로 설계회사를 보유하고, 삼우 입장에서는 그동안의 떠돌던 악성 루머를 모두 정리하는 셈이다.

   8일 삼성물산과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이하 삼우) 관계자에 따르면 삼우가 지난 5월 삼성그룹 내 정식 계열사로 편입하는 것을 결정하고 현재 지분 구조 정리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최종 정리된 안은 삼우의 설계파트가 기존의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라는 이름으로 삼성 계열사에 편입되고, CM과 감리 등 건설사업관리 부문은 ‘삼우CM(가칭)’으로 남는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삼우는 지난 5월 직원을 대상으로 회사 지분구조 정리 과정을 공개하고, 설계파트 인력 700명이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란 이름으로 삼성그룹에 편입됨을 공지했다.

 반면 CM과 감리인력 500여명은 ‘삼우CM(가칭)’에 남는데, 이 과정에서 인력축소 구조조정이 진행될 전망이다.

 삼우는 1976년 개인사업체로 설립된 업계 1위의 건축설계 및 건설사업관리회사로 삼성그룹의 ‘숨겨진 계열사’로 통했다.

 삼성전자가 짓는 공장과 유통업 관련 시설물 설계를 삼우가 거의 전담했고, 삼성물산의 아파트 및 용산권 개발사업 등 다양한 부동산개발사업에 주관 설계사로 참여함에도, 삼성그룹과의 지분구조는 외부에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삼우 내부에는 삼성화재와 삼성생명 등 삼성그룹의 PF 담당 금융인력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는 탓도 있었다.

 이 같은 ‘숨겨진 계열사’라는 인식 때문에 업계에서는 올해 초부터 본격화된 삼성그룹 내 계열사 정리작업 과정에서 삼우가 삼성에버랜드로 흡수합병될 것이라는 루머가 돌았다.

 삼성에버랜드가 고급건축물 사업을 강화함에 따라 삼우의 설계 노하우를 에버랜드 내 특화부서로 흡수할 것이라는 추측이었다.

 그 외 삼우가 그동안 삼성전자의 공장 시설물 설계를 전담했던 것을 감안해 삼성전자로 흡수합병될 것이라는 추측도 유력한 시나리오로 떠올랐다.

 하지만 삼우 입장에서 ‘흡수합병’ 시나리오는 최악의 안이었다.

 그룹사 물량만 소화했던 현대종합설계와는 달리, 삼우는 자체적으로 해외사업을 단독 수주할 정도로 독립적 역량을 갖추며, 미국 엔지니어링 업계 전문지인 ‘ENR(Engineering News Record)’이 해외시장 매출액 순위로 세계 200대 업체를 선정할 때도 빠지지 않고 순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 흡수합병 루머 죽고, 공식 계열사로 등극

 삼우 내부에서는 이번 그룹사 편입을 반기는 분위기다. 어차피 3년 전에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해 내부거래가 금지되며, ‘숨겨진 계열사’로 존재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내부거래가 금지된 이후에는 삼우 자체적인 구조조정도 진행됐다. 이름은 ‘구조조정’이지만 삼우 내부에 파견 나왔던 삼성그룹사 인력들이 복귀하는 식이었고, 이 과정에서 전체 인력의 15%가량이 줄어들었다.

 문제는 삼우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서영엔지니어링(이하 서영)의 거취다.

 서영은 삼우의 종속계열사로 1991년에 설립돼 삼우가 1995년부터 인수한 이후 줄곧 삼성물산 인력들이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현재 이언기 대표도 삼성물산 경영지원실을 거쳐 주택사업본부장(부사장)을 역임한 후 서영에 2011년 취임했다.

 서영 역시 삼성그룹의 ‘숨겨진 계열사’로 삼우의 거취에 따라 사활이 좌우된다.

 삼우 관계자는 “서영을 삼우로 가져가거나, 삼우CM에 지분을 넘기는 안보다는 서영의 분리독립 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삼우의 이번 거취결정에 대해 건축설계업계에서는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대형건축사사무소 관계자는 “현대종합설계와 삼우의 성격은 완전히 다르다”며 “삼성이 설계업체를 그룹사 일원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은 그만큼 건축설계의 중요성을 인정했다는 것이니 업계 입장에서도 의미는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향후 삼우의 위치가 강화됨에 따라 경영상황이 녹록지 않은 여타 건축설계업체들의 입지가 줄어들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최지희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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